미더덕이 터질 때 쏟아지는 뜨거운 국물처럼
가끔 퍼뜩 터져나오듯 생각나는 지난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나는 결코, 단 한번도,
살면서 그 사건을 기억하려고 하거나 기억해내려고 노력했던 적은 없었다.
그것은 특별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일 거다.
늦은 밤,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그 오만가지 생각이 다 떠오른다.
내가 이렇게 오래 살았나 싶을 정도로...
이를 테면 이런 거다.
:: 어릴 적 벽돌색 장판 공사를 한 발코니에서 딱 한 번 엄마가 소꿉놀이를 같이 해 주신 적이 있는데
엄마는 기억할까?
내 인생에 있어 처음이자 마지막인 엄마와의 소꿉놀이_
:: 오빠가 한글을 배울 때 어깨 너머로 구경하곤 했었는데
어느날 택시를 타고 엄마랑 시내엘 가다가 어느 꽃집을 보고 간판을 읽어냈지.
:: 처음으로 내 돈을 모아 사주었던 오빠 생일 선물은 문구점에서 파는 조립장난감.
:: 오빠가 경필대회 나간다고 대회용 종이를 가져와서 연습하다가 목욕하러 들어갔을 때,
내가 몰래 두 글자 써 놨다가 나중에 오빠한테 완전 욕 먹었던 적도 있어.
:: 엄마가 옛날에는 목욕탕 갈 때만 초코우유를 사 주셨었는데 이제는 잘 사 주시네.
뭐 그러고 보니 딱히 특별한 날이라 해서 특별했던 적도 없다.
많은 기억이 특별한 것을 기억한다기보다, 일상에서 일상으로 배경만 바꿔치기 하는 것 같다.
근로자의 날이란, 아빠가 모처럼 회사에서 해방되어 쉬셔야 하는 날이었고
어린이 날이란, 차가 밀려 집에 있어야 하는 날이었고 (혹은 사생대회 나가거나)
어버이 날이란, 이 모든 게 어쨌든 간에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는 날이었다.
요 정 도. 는 특별하다 해줄게 -_-;;
그래도 오늘 만큼은 초스페셜데이.
비록 나는 코맹맹이 소리도 부끄러워 잘 하지 못했지만,


이상하게 오늘은 이야기가 중구난방.
어쨌거나,
이 날의 모든 순간 중 나는 나비언니 사진이 제일 왕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