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죽음 앞에서
비겁한 자살이네, 정치적 타살이네, 교묘한 살인이네 참 말도 많다.
하지만 진실이 무엇이든간에
가장 명백한 사실은 노무현 전대통령은 이제 부재하다는 사실이다.
(미드의 영향으로 어디선가 신선놀이를 하며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나돌고 있지만 -_-)
역대 여느 대통령 중에 그만한 양심의 가책을 느낀 자가 있던가.
웬만하면 그보다 더한 도덕적, 윤리적 비판을 받고도 그보다는 당당했다.
그들 중에 그나마 나은 사람이었다고 아쉬움을 달래며 그의 과오를 다 용서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유약하기는 했지만('자살'이라고 추정되는 것에 한하여)
더럽고 뻔뻔했던 대통령과는 근본적으로 양심지수가 달랐다는 말이다.
당신이 언제적부터 그렇게 노무현 지지자였냐_ 라고 묻는다면
딱히 대꾸할 말은 없다.
단지 그의 극단적인 혹은 절망적인 죽음으로 인해 모든 허물을 덮고 동정어린 예찬을 보내는게 아니냐_라고 묻는다면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노무현은 내 손으로 뽑은 첫 대통령이지만
그의 정치색채나 국책방향을 옹호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에는 문외한인 내가 그를 대통령으로 옹립하고자 했던 것은,
그나마 그 정도이면 무엇이든 바꾸려 노력은 하겠구나 하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살아생전 그가 무얼 하든간에 사회는 받아들여주지 않았다.
사회라고 싸잡아 말하는 것이 비약적이라면 반노세력이라 한정 짓겠다.
말이 좋아 민주주의 사회이지 이건 마치 조선시대 계급사회가 부활한 것 마냥,
저질적이고 노골적으로 그의 모든 것을 비난하려 들었다.
어쩌면
미미하게나마 변혁을 기대했던 그가 기를 펴보지도 못하고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모습에
안타까움 반, 실망 반, 하여 무관심으로 일관했는지도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사회의 문제라고 떠넘기고 싶지만
마음 속 저 깊은 곳에서는 나도 다를 거 없다고 까발리고 있다.
결국, 나의 침묵이 한 사람을 죽인 것 같아 마음이 영 불편하다.
슬픔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지금 흘리는 눈물은 충격적인 사건에 대한 즉각적 반응일 뿐이다.
나는 천천히 변화할 것이다.
하지만,
개체가 집적된 사회라는 집단은 모든 것을 곧잘 삼켜 버리거나 뱉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죽은 사람은 다시는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명복 따위는 가슴에 묻어두고
진정으로 내가 살아가는, 살아있는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